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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착한 사람은 연애에 실패할까? 게임 이론으로 본 최적의 투자 전략

by metanoia00 2025.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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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연애가 '폭망'하는 이유: 죄수의 딜레마와 사랑의 경제학 | 심층 리포트
Special Feature

BUSAN, NOV 2025 | ECONOMIC INSIGHTS

죄수의 딜레마로 본
당신의 연애가 항상 실패하는 이유

: 감정의 영역을 차가운 숫자로 해부하다

며칠 전, 여의도에서 잘나가는 펀드매니저 친구 K가 술에 취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의 연봉은 2억이 넘고, 투자는 백전백승입니다. 하지만 이날 그는 소주잔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K (34세, 펀드매니저):
"야, 내가 삼성전자는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기가 막히게 팔았잖아. 근데 왜 연애는 항상 상장폐지냐? 명품 사줘, 기념일 챙겨줘, 데려다줘... 내가 100을 주면 걔는 왜 마이너스를 돌려주는 건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K의 하소연을 들으며, 저는 냉정한 경제학자로서의 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친구야, 네가 연애를 못 하는 게 아냐. 너는 지금 경제학적으로 가장 멍청한 투자 전략을 쓰고 있는 거야."

우리의 연애가 막장 드라마가 되는 이유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합리적'이려다 보니 발생하는 비극입니다. 오늘은 셰익스피어 대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John Nash)의 이론을 빌려 당신의 연애 세포를 수술해보려 합니다.

1. 사랑의 보상 행렬: 당신이 '호구'가 되는 수학적 증명

연애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하는 치열한 심리 게임입니다. 각자에게는 두 가지 카드가 쥐어져 있죠. 바로 '협력(헌신)''배신(이기심)'입니다.

상대방을 믿고 전적으로 헌신할 것인가? 아니면 상처받기 싫으니 적당히 간을 보며 이기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이 선택의 결과를 [보상 행렬(Payoff Matrix)]로 그려보면, 왜 우리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지 소름 끼치게 명확해집니다.

[표 1] 연애의 손익분기점(BEP) 매트릭스

나의 전략 ▼ / 상대의 전략 ▶ 상대: 협력 (헌신) 상대: 배신 (잠수/회피)
나: 협력 (헌신)
💖 최상의 시나리오 깊은 신뢰, 결혼 골인 (나 +10, 너 +10)
😭 호구의 비극 나는 상처, 쟤는 꿀빰 (나 -10, 너 +15)
나: 배신 (이기심)
😈 착취의 성공 나는 편함, 쟤는 피폐 (나 +15, 너 -10)
Nash Equilibrium
❄️ 이별 직전 서로 간보기, 의심 (나 0, 너 0)

자, 계산기를 두드려 봅시다. 상대방이 어떤 패를 내든 나에게 유리한 선택은 무엇일까요?

  • 📌 상대가 천사(협력)라면? 내가 배신하면 +15 (받기만 하는 꿀 빠는 연애) > 내가 협력하면 +10. → 배신 이득!
  • 📌 상대가 악마(배신)라면? 내가 배신하면 0 (본전) > 내가 협력하면 -10 (최악의 호구). → 배신 이득!

충격적이게도, 상대방이 천사든 악마든 상관없이 나에게는 '배신(이기심)'이 언제나 우월한 전략(Dominant Strategy)이 됩니다. 내 친구 K가 호구가 된 이유는, 상대방은 게임 이론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신(이기심)'을 택했는데, K 혼자 '협력(무한 헌신)'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2. 내쉬 균형의 저주: 왜 썸은 짧고 권태기는 긴가?

문제는 상대방도 바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도 똑같이 계산합니다. "내가 마음을 다 줬다가 쟤가 변하면 나만 손해잖아?"

결국 두 사람 모두 상처받기 싫어서 방어적인 태도(배신)를 취하게 됩니다. 그러면 둘 다 행복할 수 있는 (+10, +10)의 길을 놔두고, 둘 다 불행하지만 안전한 (0, 0)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이자, 우리가 겪는 지긋지긋한 '권태기'와 '썸붕'의 실체입니다.

3. 시장 분석: 데이팅 앱은 어떻게 연애를 망쳤나 (Feat. 레몬 시장)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것이 현대의 '데이팅 앱'입니다. 경제학자 조지 애커로프의 '레몬 시장(The Market for Lemons)' 이론을 아시나요? 중고차 시장처럼 정보가 불투명하면, 질 좋은 차(피치)는 사라지고 겉만 번지르르한 똥차(레몬)만 남는다는 이론입니다.

데이팅 앱에서는 상대의 인성이나 진심(품질)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프로필 사진과 스펙(포장)만 보이죠.

  • 진짜 괜찮은 사람(Peach): 가벼운 만남에 지쳐 시장을 떠납니다.
  • 목적 있는 선수들(Lemon): 화려한 사진과 멘트로 자신을 포장해 시장에 남습니다.

결국 앱에는 '레몬'들만 득실거리고, 사람들은 "어차피 또 이상한 사람이겠지"라며 더욱더 방어적(배신 전략)으로 변합니다. 신뢰 비용은 치솟고, 진정한 사랑의 거래량은 0에 수렴합니다.

4. 시뮬레이션: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의 그래프

실제 연애 상담 데이터 1,000건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한 [관계의 수명 주기]입니다. 내쉬 균형(권태기)에 진입하는 순간, 행복도가 어떻게 수직 낙하하는지 확인해보세요.

📉 [시뮬레이션] 시기별 연애 행복도(Utility) 변화 추이
도파민 폭발
(탐색기)
상호 협력
(허니문)
눈치 게임
(신뢰 균열)
내쉬 균형
(권태/갈등)
파산
(이별/차단)

*많은 커플들이 '눈치 게임' 단계에서 상대의 배신을 두려워해 먼저 발을 빼버립니다. 이를 '선제적 이별(Preemptive Breakup)'이라 부릅니다.

5. 필승 전략 리포트: '팃포탯'으로 사랑의 주도권을 잡아라

그렇다면 우리는 영원히 이 슬픈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까요? 미시간 대학의 로버트 액셀로드 교수가 주최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 대회'에서 우승한 전설적인 알고리즘, '팃포탯(Tit-for-Tat,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착하기만 하면 호구가 되고, 나쁘기만 하면 손절당합니다. 팃포탯은 이 둘의 황금 비율을 찾아냅니다. 다음은 당신을 위한 [C-Level 연애 전략 보고서]입니다.

STRATEGIC LOVE REPORT

PROJECT: RELATIONSHIP RECOVERY
CODE: TFT-ALGORITHM-V2.0
CONFIDENTIAL

🔑 KEY OBJECTIVES (목표)

Maximize ROI 감정 투자 대비 수익률 극대화
Risk Hedge 상처받을 위험(Drawdown) 방어

🛡️ ACTION PLAN: 4 RULES

  • Rule 1. 선제적 협력 (Be Nice)
    첫 만남, 혹은 싸움 직후에는 무조건 먼저 잘해준다. 의심하지 말고 신뢰의 물꼬를 터라.
  • Rule 2. 즉각적 응징 (Be Retaliatory)
    상대가 선을 넘거나 배신(읽씹, 무례함)하면, 즉시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냉정함, 거리두기)을 주어라. "나는 호구가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내라.
  • Rule 3. 빠른 용서 (Be Forgiving)
    상대가 사과하고 돌아오면, 즉시 과거를 잊고 다시 잘해줘라. 뒤끝은 협력 비용만 높일 뿐이다.
  • Rule 4. 행동의 명확성 (Be Clear)
    내 행동 패턴을 상대가 예측하게 하라. "네가 잘하면 나도 천사, 못하면 악마"임을 상대의 뇌리에 각인시켜라.
💡 Analyst Insight:
많은 사람들이 '즉각적 응징'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건강한 경계선(Boundary)이 없는 사랑은 착취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똑똑한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비로소 서로를 존중하는 '협력적 균형'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결론: 사랑은 '단타'가 아니라 '장기 투자'다

단기적으로는 이기적인 사람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상처도 안 받고, 이득만 취하니까요. 하지만 인생은, 그리고 사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무한 반복 게임(Iterated Game)'입니다.

반복되는 게임 속에서 결국 최후에 승리하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협력자들입니다. 나의 친구 K에게도 조언했습니다. "이제 그만 손절해. 그 여자는 '상장폐지' 감이야.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는 무조건 퍼주지 말고, '팃포탯'을 기억해."

독자 여러분, 당신의 연애 포트폴리오는 안녕하십니까? 지금 불량 자산(상대)을 붙들고 감정의 하한가를 맞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제 냉철한 경제학적 마인드로 당신의 가치를 지키세요. 당신은 우량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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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Q: 독자들의 날카로운 질문들

Q1. 팃포탯 전략을 쓰면 너무 계산적인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무조건적인 헌신은 당신의 가치를 '무료 증정품'으로 만들지만, 조건부 헌신은 당신을 '한정판 명품'으로 만듭니다.
Q2. 상대방이 '회피형'일 때도 이 전략이 통하나요?
회피형은 '배신(도망)'이 기본값입니다. 이때 매달리면(협력) 게임은 끝납니다. 상대가 도망가면 나도 똑같이 거리를 두는(배신) '미러링'이 그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들이 동굴에 들어가면, 당신은 동굴 입구를 막지 말고 밖에서 신나게 노세요.
Q3. 결혼 후에는 이 딜레마가 사라지나요?
결혼은 법적 계약을 통해 '배신의 비용(이혼 소송, 재산 분할)'을 강제로 높인 제도입니다. 이탈 방지 장치가 생긴 셈이죠. 하지만 법이 감정까지 지켜주진 않습니다. 결혼 후에도 '상호 존중'이라는 팃포탯은 유지되어야 행복한 주주총회(가정생활)가 가능합니다.
Q4. 이미 '을(乙)'의 입장인데 역전이 가능할까요?
판을 엎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당장 '협력 중단'을 선언하세요. 연락을 줄이고, 나를 위한 시간을 쓰세요. 상대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방금 부실 자산을 매각하고 현금(자유)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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