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스의 대공황 구원기: 정부 지출이 30대 투자자의 지갑에 미치는 영향
제가 '경제'라는 것에 처음 공포를 느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라는 거대한 투자은행이 무너졌다는 뉴스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했죠. 당시 사회초년생이었던 저는 '은행도 망하는구나'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주가는 폭락했고, '100년에 한 번 올 위기'라는 말이 세상을 뒤덮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2020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거대한 위기를 만났습니다. 세상이 멈추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과는 뭔가 달랐습니다. 각국 정부가 '역대급'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죠. "일단 살리고 보자"는 식이었습니다. 주식 시장은 놀랍게도 빠르게 회복했고, 어떤 자산은 오히려 폭등했습니다.
이 두 번의 위기를 겪으며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까?"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은 놀랍게도 약 100년 전, 인류 최악의 경제 재앙이었던 **'대공황(Great Depression)'**과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라는 한 명의 천재 경제학자에게 있었습니다.
오늘 '블로그 경제는 관심이다'에서는 케인스의 대공황 구원기라는 드라마를 통해, 100년 전의 낡은 이론이 어떻게 2024년 3050 직장인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거대한 흐름을 시각 자료와 함께 파헤쳐 보겠습니다.
📉 1929년, 모든 것이 무너진 날: '보이지 않는 손'의 배신
우리는 '대공황'을 교과서 속 단어로만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습니다. 1929년 10월 24일 '검은 목요일', 뉴욕 증시가 대폭락하며 시작된 이 위기는 순식간에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 멀쩡히 일하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미국 실업률 최고 24.9%, 1933년)
- 은행이 문을 닫아 평생 모은 돈이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약 9,000개 은행 파산)
- 주가는 고점 대비 약 90%가 폭락했습니다.
아래 차트는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1929년 3.2%에 불과했던 실업률이 불과 4년 만에 8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Chart 1] 1929-1941 미국 실업률 추이 (대공황)
(데이터 출처: 미국 노동통계국. 차트는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연도만 단순화함)
당시 경제학의 주류는 애덤 스미스의 **'고전학파(Classical economics)'**였습니다. 이들의 핵심 사상은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스스로 균형을 찾는다"는 것이었죠. 즉,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실업은 일시적이며, 임금이 충분히 낮아지면 기업은 다시 고용할 것이다."라는 믿음이었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나도록 경제는 나아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굶주렸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처방전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이 증명된 순간이었습니다.
💡 "우리가 틀렸다": 케인스의 혁명적 처방전, '유효수요'
이때,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등장합니다. 그는 1936년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라는 책을 통해 기존 경제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혁명적인 주장을 내놓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는 죽는다. (In the long run, we are all dead.)"
이 말은 "시장이 언젠가 균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다간 다 굶어 죽는다"는, 고전학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습니다. 케인스의 핵심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1. 문제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다.
공장과 물건이 없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돈이 없거나(실업), 미래가 불안해서(절약)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 문제다.
2. '절약의 역설 (Paradox of Thrift)'
개인이 절약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모든 사람이 절약하면 아무도 물건을 사지 않아 경제 전체가 망한다.
3. '유효수요 (Effective Demand)'의 창출
따라서, 민간(가계, 기업)이 돈을 쓰지 않는다면, 정부가 대신 돈을 써서라도(대규모 사업, 실업자 고용)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 즉, '유효수요'를 억지로라도 창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자동차 시동이 꺼졌을 때(경기 침체) 가만히 기다리는(고전학파) 것이 아니라, 밖에서 힘으로 밀어(정부 개입) 시동을 거는 것과 같습니다.
당시로서는 "정부가 빚을 내서 경제에 개입한다"는 생각은 매우 급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박했던 당시 상황은 이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죠.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의 핵심 차이는 아래 표로 명확히 정리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고전학파 (애덤 스미스 등) | 케인스학파 (케인스) |
|---|---|---|
| 핵심 사상 |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Say의 법칙) |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 (유효수요) |
| 시장에 대한 관점 |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동 균형 | 시장은 불완전하며, 불균형이 지속될 수 있다 |
| 실업의 원인 | 일시적 현상 (임금이 경직적이라서) | 총수요 부족으로 인한 만성적 현상 |
| 정부의 역할 | 최소 개입 (Laissez-faire, 자유방임) | 적극 개입 (정부 지출, 재정 정책) |
| 비유 | "가만히 두면 저절로 낫는다" | "아프면 당장 수술해야 한다" |
🏗 뉴딜, 케인스를 만나다: 구원기는 성공했는가?
케인스의 이론이 세상에 나오기 전, 미국에서는 이미 본능적으로(?) 케인스주의를 실천에 옮긴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바로 **프랭클린 D. 루스벨트(FDR)**입니다.
그는 1933년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뉴딜(New Deal)'이라는 대대적인 경제 부흥 정책을 추진합니다. 핵심은 정확히 케인스가 말한 **'정부 주도 수요 창출'**이었습니다.
- 시민 보존단 (CCC): 수백만 명의 청년 실업자를 고용해 국립공원을 만들고, 댐을 건설하고, 나무를 심게 했습니다. (ex. 후버댐)
- 공공사업진흥국 (WPA): 도로, 다리,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했습니다.
- 사회 보장법 (Social Security Act): 실업수당, 연금 제도를 도입해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을 만들었습니다.
케인스가 "쓸모없는 일이라도 좋다. 정부가 돈을 주고 구덩이를 파게 한 뒤 다시 덮게 하라.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일단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어 사람들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뉴딜 정책, 즉 케인스의 처방전은 성공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블로그 경제는 관심이다"의 의견은 **"절반의 성공"**입니다. 아래 차트를 보시죠.
[Chart 2] 미국 GDP 성장률 및 정부 부채 (1930-1945)
(데이터 출처: NBER. 차트는 GDP 성장(막대)과 정부 부채(선)의 경향성을 보여주기 위함)
차트에서 보듯이, 뉴딜 정책이 시작된 1933년 이후 GDP 성장률(파란 막대)이 급격히 반등합니다. 분명한 효과가 있었죠. 하지만 1937년 정부가 "이제 좀 살만해졌으니 빚을 줄이자"며 지출을 줄이자마자 경제는 다시 침체(1938년 -3.3%)에 빠집니다. 대공황을 '정말로' 끝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제2차 세계대전(WWII)이라는 '역대급 정부 지출'이었습니다.
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뉴딜 정책은 대공황을 '완치'시키진 못했지만, 환자가 죽지 않도록 '산소호흡기'를 달아준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 위기 시 정부는 국민을 책임져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이 글은 **대공황을 구한 케인스의 경제학이 2008년 금융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오늘날 3050 직장인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심층 분석합니다. ( <- 바로 이 문장이 이 글의 핵심이자, 구글 검색에 노출되길 바라는 '메타 설명'입니다.)
💸 2024년, 우리는 모두 케인스주의자인가? (소액 투자자 필독)
자, 이제 100년 전의 낡은 이야기가 2024년 30대, 50대 직장인인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 진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졌을 때, 미국 정부가 한 일(TARP, 양적완화)이 무엇인가요? 망해가는 은행과 기업에 구제금융을 쏟아부었습니다.
2020년 팬데믹이 터졌을 때, 전 세계 정부가 한 일(재난지원금, 초저금리)이 무엇인가요? 국민과 기업에 직접 현금을 쥐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민간 수요가 무너졌을 때,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수요를 창출한다"**는 케인스의 처방전,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케인스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정부의 '적극 개입'이 우리 같은 **소액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1. (단기적) 자산 가격의 상승 (Good 📈)
정부가 시장에 돈을 풀면(유동성 공급), 그 돈은 어디로 갈까요? 은행 예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자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2020년 팬데믹 때 풀린 돈이 어떻게 S&P500과 코스피, 그리고 서울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렸는지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2. (장기적) 인플레이션과 화폐 가치 하락 (Bad 📉)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정부가 빚을 내 돈을 푼다는 것(재정적자)은 결국 화폐의 총량을 늘린다는 뜻입니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네,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즉,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합니다. 1,000원이던 짜장면이 7,000원이 되듯, 내 월급과 은행 예금의 실질 가치가 녹아내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최근 보고서에서 "팬데믹 기간의 확장 재정 정책은 경기 급락을 방어하는 데 필수적이었으나, 2022년 이후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며 이 '트레이드오프'를 지적했습니다. (팩트 체크 필요: [KDI의 2023-2024년 경제 전망 보고서 참조])
여기서 3050 직장인 투자자의 딜레마가 생깁니다. 이 케인스주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뮬레이션] 케인스 시대의 두 직장인
2020년 초, 동일한 연봉을 받는 직장인 A와 B가 있습니다. 둘 다 팬데믹으로 정부로부터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았습니다.
- 직장인 A (안정 추구형): "세상이 불안하니 현금이 최고다." 100만 원을 즉시 예금 통장에 넣었고, 월급도 꼬박꼬박 저축했습니다.
- 직장인 B (자산 배분형): "정부가 돈을 푸니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다." 100만 원으로 KOSPI ETF를 매수했고, 월급의 일부도 꾸준히 주식과 같은 '자산'에 투자했습니다.
[3년 후 결과]
직장인 A: 은행 예금 이자는 연 2%였지만, 이 기간 누적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10%였습니다. A의 현금은 겉보기엔 늘었지만, 실질 구매력(가치)은 손해를 봤습니다.
직장인 B: KOSPI는 2020년 저점 대비 50% 이상 상승했습니다. (중간에 하락도 겪었지만) B의 자산은 물가상승률을 훨씬 뛰어넘어 증가했습니다.
[블로거의 분석]
이 시뮬레이션은 극단적이지만 핵심을 보여줍니다. 케인스주의(정부 개입) 시대에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인 세금'과 같습니다. 정부는 이 '인플레이션 세금'을 통해 현금 보유자에게서 자산 보유자에게로 부를 이전시킵니다. 따라서 3050 직장인에게 '투자'는 선택이 아닌, 내 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필수'가 되었습니다.
참고할만한 전략
- 전략 1: 현금 흐름(Cash Flow)과 '자산(Asset)'을 동시에 확보하라.
케인스 시대의 승자는 정부가 돈을 풀 때 그 돈이 흘러 들어가는 '자산'(우량 주식,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입니다. 월급이라는 현금 흐름에만 의존하지 말고, 그 현금을 꾸준히 자산으로 교환하는 작업을 멈추지 마십시오. - 전략 2: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자산에 주목하라.
정부 지출의 대가는 인플레이션입니다.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예: 원자재, 물가연동채권, 혹은 가격 전가력이 있는 1등 기업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해야 합니다. - 전략 3: '정부의 입'을 바라보라 (Don't Fight the Fed).
케인스 경제학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는 '정부'와 '중앙은행'입니다. 그들이 돈을 풀 때는 유동성 파티에 동참하고, 그들이 돈을 조일 때는(긴축)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합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만큼이나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중요하게 읽어야 합니다.
🎬 결론: 케인스의 유산, 그리고 투자자의 숙제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대공황이라는 절망 속에서 "정부는 할 일이 있다"는 강력한 무기를 우리에게 물려주었습니다. 덕분에 인류는 2008년과 2020년, 100년 전과 같은 대공황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케인스의 무기(정부 지출)'는 강력한 만큼 위험합니다. 바로 **정부 부채의 증가**와 **인플레이션**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30대, 50대의 직장인 투자자로서 우리는 이 거대한 흐름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케인스가 옳았는지 그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정부가 케인스의 처방전을 꺼내 들 때(돈을 풀 때) 내 자산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처방전의 부작용(인플레이션)이 내 지갑을 덮칠 때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케인스의 드라마는 100년 전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계좌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현명한 관객이자 주인공이 되시길 바랍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 케인스 경제학(Keynesian Economics)이 정확히 뭔가요?
- 한마디로 **"시장이 스스로 회복하지 못할 땐, 정부가 적극적으로 돈을 써서(재정 정책) 총수요를 부양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이론입니다. 민간의 '수요 부족'을 정부가 메워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 케인스 이론이 대공황을 정말로 끝냈나요?
- 논쟁이 많습니다. 케인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뉴딜 정책'이 경제의 급격한 추락을 막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공황을 완전히 종식시킨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막대한 '정부 지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케인스주의의 가장 큰 단점이나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 두 가지가 큽니다. 첫째, 정부가 빚을 내서 돈을 풀기 때문에 **국가 부채가 급증**합니다. 둘째,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할 위험이 큽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입니다.
- '신자유주의'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 정반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케인스주의가 '큰 정부'와 '적극 개입'을 강조한다면, 신자유주의(하이에크, 프리드먼)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비판하며 등장했습니다. "정부 개입이 오히려 비효율과 인플레이션을 만든다"며 '작은 정부', '시장 자율', '규제 완화'를 주장합니다.
- 2024년 현재, 케인스 정책은 여전히 유효한가요?
- 네, 매우 유효합니다. 2008년 금융 위기, 2020년 팬데믹 위기 때마다 전 세계 정부가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가 바로 케인스식 '적극적 재정 지출'과 '양적 완화'였습니다. 위기 시에는 케인스가, 평상시에는 신자유주의가 번갈아 등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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