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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시의 '게임 이론': 애플 vs 삼성이 싸우는 법 (투자자 필독)

by metanoia00 202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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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시의 '게임 이론': 애플 vs 삼성이 싸우는 법 (투자자 필독)

존 내시의 '게임 이론': 애플 vs 삼성이 싸우는 법 (투자자 필독)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기억하시나요? 주인공 '존 내시'(러셀 크로우)가 기숙사 유리창에 알 수 없는 수식들을 적어 내려가던 장면 말입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그의 극적인 삶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죠.

하지만 우리는 종종 '감동' 뒤에 가려진 '위대함'을 놓치곤 합니다. 그 천재 수학자가 유리창에 적어 내려간 방정식이 대체 무엇이길래, 21세기 경제학의 물줄기를 바꿔놓았을까요? 그리고 그게 2024년, 3050 직장인인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지난 글들에서 우리는 케인스, 하이에크, 프리드먼 같은 거시 경제의 '거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정부'와 '중앙은행'이라는 거대한 플레이어의 역할을 규정했다면, 존 내시는 그 '경기장' 안에서 싸우는 '기업'과 '개인'들의 전략적 행동 원리를 파헤쳤습니다.

오늘 '블로그 경제는 관심이다'에서는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게임 이론'과 '내시 균형'이 애플 vs 삼성 같은 기업 전략과 3050 직장인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 분석합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넘어 전략적 사고를 배워보세요.


🕹 '게임 이론'은 비디오 게임 이야기가 아닙니다

'게임 이론(Game Theory)'이라고 하면 흔히 스타크래프트나 포커 같은 게임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존 내시가 정립한 게임 이론은 "승리하는 전략"을 다루는 학문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게임'이란, **"나의 선택이 상대방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상대방의 선택 또한 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모든 상황"**을 의미합니다.

  • 내가 커피 가격을 내리면, 옆집 커피숍 사장님은 어떻게 할까?
  •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하면, 삼성은 가격을 어떻게 방어할까?
  •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은 어떤 카드를 꺼낼까?

이 모든 것이 '게임'입니다. 즉, 게임 이론은 '보이지 않는 손'처럼 독립적인 주체들을 가정한 고전 경제학과 달리, "저놈이 저렇게 나오면 나는 이렇게 받아쳐야지"라고 치열하게 '눈치 싸움'을 하는 현실 세계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도구입니다.


⛓ "왜 우리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가": 죄수의 딜레마

게임 이론에서 가장 유명한,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모델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입니다. 존 내시의 '내시 균형'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 딜레마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공범인 두 명의 죄수(A, B)가 따로 잡혀와 심문을 받습니다. 둘은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습니다. 검사가 제안합니다.

"둘 다 침묵하면, 증거가 부족해 둘 다 징역 1년씩만 받는다.
하지만 네가 자백하고 친구가 침묵하면, 너는 즉시 석방(0년), 친구는 10년형이다.
만약... 둘 다 자백하면? 둘 다 5년형이다."

당신이 죄수 A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이 상황을 표로 그려보면 명확해집니다.

[Table 1] 죄수의 딜레마 보상 행렬 (A, B의 징역)
죄수 B의 선택
침묵 자백 (배신)
죄수 A의
선택
침묵 A: 1년, B: 1년(집단 최선) A: 10년, B: 0년(A 최악, B 최고)
자백 (배신) A: 0년, B: 10년(A 최고, B 최악) A: 5년, B: 5년(내시 균형)

[블로거의 분석]
자, A의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해봅시다.
1. 만약 B가 '침묵'을 선택했다면? 나는 '자백'(0년)하는 게 '침묵'(1년)보다 이득입니다.
2. 만약 B가 '자백'을 선택했다면? 나는 '자백'(5년)하는 게 '침묵'(10년)보다 이득입니다.

결국 죄수 A는 상대방(B)이 무슨 선택을 하든 **'자백(배신)'을 하는 것이 개인에게는 최선의(합리적인) 선택**입니다. B 역시 마찬가지죠. 그 결과, 둘 다 1년만 살면 될(집단 최선) 기회를 날리고, 둘 다 5년형을 사는(최악의 균형)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됩니다.

이것이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모여 집단 전체에는 비합리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을 보여주죠. (예: 기업들의 치킨 게임, 군비 경쟁)


💡 천재의 번뜩임: '내시 균형'이란 무엇인가?

앞의 '죄수의 딜레마'에서 (자백, 자백)으로 끝나는 지점이 바로 **'내시 균형(Nash Equilibrium)'**입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는 내시가 "애덤 스미스가 틀렸다... 최선의 결과는 모두가 자신뿐 아니라 '집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이뤄진다"고 말하는 명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이 대사는 영화적 각색이고, 실제 내시 균형과는 조금 다릅니다.)

[블로거의 의견: 내시 균형의 진짜 의미]
제가 생각하는 '내시 균형'의 가장 쉬운 비유는 **"신호등 없는 사거리"**입니다. 차들이 엉켜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서로 눈치를 보며 차들이 물 흐르듯 지나가는 '암묵적인 룰'이 생깁니다. 이 상태가 되면, "나 혼자만" 다른 행동(예: 갑자기 끼어들기)을 해서는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사고가 나죠.

즉, 내시 균형이란 **"모든 참여자가 상대방의 전략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자신의 최선'을 다한 결과, 더 이상 '나 혼자만' 전략을 바꿔서는 이득을 볼 수 없는 안정적인 상태"**를 말합니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자백, 자백)이 왜 내시 균형일까요? 둘 다 5년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나 혼자만 '침묵'으로 전략을 바꾸면 나만 10년형을 받게 됩니다. 즉, '나 혼자' 바꿔서는 이득이 없죠. 그래서 (자백, 자백)은 '나쁜 균형'이지만, '안정적인 내시 균형'입니다.


🌍 현실은 '게임'의 연속: 기업 전략과 내시 균형

이 '내시 균형' 개념이 왜 중요할까요? 이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거의 모든 '경쟁'과 '협상'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 OPEC의 석유 감산: (죄수의 딜레마) 모두가 감산(침묵)하면 유가가 올라 다 같이 좋지만, '신뢰'가 없으면 누군가는 몰래 증산(자백)해서 이득을 보려 합니다. 결국 다 같이 증산해서 유가가 폭락하는 '내시 균형'에 빠지곤 하죠. (2014년, 2020년 유가 전쟁)
  • 애플 vs 삼성의 신제품: (내시 균형) 둘 다 막대한 R&D 비용을 쏟아부으며 매년 신제품을 냅니다. 만약 삼성 혼자 "올해는 쉴래"라고 전략을 바꾸면? 애플에 시장을 다 뺏기겠죠. 그래서 둘 다 '신제품 출시'라는 내시 균형에 머물러 있습니다.
  • [데이터] 영국 3G 주파수 경매 (2000년): 이건 게임 이론의 전설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영국 정부는 "기업들이 서로 어떻게 눈치 볼지"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게임 이론'을 기반으로 경매 방식을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당초 목표액 40억 파운드를 훨씬 뛰어넘는 **225억 파운드(당시 약 38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뒀습니다. (팩트 체크: [BBC News, 2000년 4월 27일 보도])

즉, 게임의 룰을 아는 자(존 내시)가 게임의 룰을 설계(영국 정부)하고, 게임의 승자(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 투자자의 눈: "이 회사는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

자, 이제 3050 직장인 투자자에게 이 이론을 적용해봅시다. 우리는 재무제표만 봐서는 안 됩니다. 그 회사가 '어떤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지, '경쟁사'들과 어떤 '내시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시뮬레이션] 동네 치킨집 사장님의 '가격 인상' 게임

우리 동네에 치킨집이 'B치킨'과 'Q치킨' 딱 두 곳(과점)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둘 다 원자재가 올라 가격을 1,000원 올려야 합니다.

  • 게임 1 (신뢰 없음): Q치킨 사장님이 "B가 배신하고 가격을 안 올리면 나만 손님 뺏겨!"라고 생각해 '가격 동결'을 선택합니다. B치킨 사장님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결과] (동결, 동결) -> 둘 다 가격을 못 올리고 수익성만 악화되는 '나쁜 내시 균형'에 도달합니다.
  • 게임 2 (암묵적 신뢰): Q치킨 사장님이 '업계 1위' B치킨을 믿고 '가격 인상'을 단행합니다. B치킨도 "Q가 올렸으니 나도 올려야지"라며 따라 올립니다.
    [결과] (인상, 인상) -> 둘 다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방어하는 '좋은 내시 균형'(담합처럼 보이는)에 도달합니다.

[블로거의 분석]
투자자로서 당신은 '게임 1'에 속한 치킨 회사에 투자하시겠습니까, '게임 2'에 속한 회사에 투자하시겠습니까? 당연히 2번입니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속한 산업이 '죄수의 딜레마(출혈 경쟁)'에 빠져있는지, 아니면 '안정적 내시 균형(과점의 이익)'을 누리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SKT/KT/LGU+, 삼성전자/하이닉스... 모두 이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할만한 전략

  • 전략 1: "플레이어는 누구인가?" (Identify the Players)
    내가 투자한 회사의 진짜 경쟁자는 누구입니까? (예: 네이버의 경쟁자는 카카오? 아니면 구글? 혹은 쿠팡?) 게임의 참가자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 전략 2: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Analyze the Payoffs)
    경쟁사들은 '점유율'을 원합니까, '수익성'을 원합니까? 그들의 '보상(Payoff)'이 무엇인지 알아야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 전략 3: "그래서 균형은 어디인가?" (Find the Nash Equilibrium)
    이 산업은 '치킨 게임'으로 가는 중입니까, 아니면 '암묵적 담합'으로 가는 중입니까? 지금의 '균형'을 파악하고, 그 균형이 깨질 '트리거'가 무엇인지(예: 새로운 경쟁자 진입, 정부 규제) 모니터링하십시오.

🏁 결론: '아름다운 마음'이 찾아낸 합리적 세상의 균형점

존 내시는 정신분열증이라는 혼돈 속에서도 '균형'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모두가 이기적이고 합리적일 때, 세상은 어떻게 안정되는가?"라는 질문에 '내시 균형'이라는 위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죄수의 딜레마'가 보여주듯, 그 '균형'이 항상 우리에게 '최선'인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최악의 상태에서 안정되기도 하죠.

3050 직장인 투자자로서 우리는 이 '게임'의 관찰자이자 참여자입니다. 존 내시의 유산은 우리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주었습니다. 재무제표 너머의 '전략'을, 개별 기업 너머의 '경쟁 구도'를 읽는 눈 말입니다.

당신이 투자한 기업은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습니까? 그 게임의 '내시 균형'은 어디쯤일까요?


🤔 자주 묻는 질문 (FAQ)

존 내시의 '내시 균형' vs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뭐가 다른가요?
애덤 스미스는 "모두가 자기 이익을 좇으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가 이로워진다"고 했습니다. 이는 참여자들이 서로의 전략을 '고려하지 않아도' 작동하는, 완전 경쟁 시장에 가깝습니다. 반면 존 내시는 "참여자들이 '서로의 전략을 치열하게 고려하여' 자신의 최선을 선택할 때" 나타나는 '균형'을 말합니다. 소수의 플레이어가 경쟁하는 '과점' 시장(삼성vs애플)을 설명하는 데 훨씬 강력합니다.
'내시 균형'은 항상 '가장 좋은' 결과인가요?
절대 아닙니다. '죄수의 딜레마'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백, 자백)은 내시 균형이지만, (침묵, 침묵)보다 훨씬 나쁜(형량이 높은) 결과입니다. 내시 균형은 '안정적인' 상태일 뿐, '최적의(가장 좋은)' 상태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게임 이론의 가장 중요한 함의 중 하나입니다.
'치킨 게임'도 게임 이론으로 설명되나요?
네, '치킨 게임'은 게임 이론의 전형적인 모델입니다. (두 차가 마주 보고 돌진하는 게임) 내시 균형이 두 가지입니다. (내가 피하고, 상대가 돌진 / 내가 돌진, 상대가 피함) 둘 다 파국(충돌)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는 '지는(피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출혈 경쟁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럼 '죄수의 딜레마'를 해결할 방법은 없나요?
있습니다. '신뢰'입니다. 만약 두 죄수가 "우리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뢰(조직의 보복 등)가 있다면, (침묵, 침묵)이라는 최선의 결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게임이 '반복'된다면(Repeated Game), 당장의 배신이 미래의 보복을 부를 것을 알기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OPEC이 감산 합의를 시도하는 이유입니다.
투자자가 게임 이론을 공부하면 정말 수익률이 오르나요?
게임 이론이 "이 주식 사면 오른다"고 직접 알려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산업 분석'의 퀄리티를 압도적으로 높여줍니다. "왜 이 산업은 만년 적자일까?" (A: 죄수의 딜레마) "왜 저 기업은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까?" (A: 안정적 내시 균형) 이 '왜?'에 답할 수 있게 되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 '좋은 게임'을 하는 기업을 고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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